[수질관리 기술사 도전기]
[대담] 환경평가부 유호종 이사
여섯 명의 기술사가 새로 탄생했습니다. 영광의 주인공은 도로공항부 신동석 이사(도로및공항 기술사 합격), 환경평가부 유호종 이사(수질관리 기술사 합격), 감리CM본부 신두식 부사장, 김병완 부사장, 이승우 이사, 김태현 과장, 이병운 과장(이상 토목시공 기술사 합격)입니다. 이분들 중에서 먼저 환경평가부 유호종 이사를 만나 진솔한 경험담을 들었습니다. -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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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짬을 내 선정릉 공원에서 인터뷰를 했다. 강남 도심에서 이렇게 짙은 녹음을 마주할 수 있다니! 이곳에 처음으로 들어와봤다는 유 이사는 싱그러운 녹음에 감탄했다.
Q.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수질관리 기술사 시험에 최종 합격하셨고 이사로 승진까지 하셨으니 겹경사로군요. 유 이사님의 기술사 도전 스토리를 듣고 싶네요. 응시한 지 얼마 만에 합격한 건가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시험에 응시한 지 네 번째 합격했습니다. 2014년에 두 번 낙방했고 2015년 들어와 두 번째 본 시험에서 붙었던 거죠.
Q. 그 어려운 시험을 2년 만에 통과하다니 대단하십니다! 비결이 있다면?
운이 좋아서 붙었습니다.
성취 뒤 찾아오는 여유로움일까? 유 이사의 얼굴엔 포근한 미소가 흐른다.
Q. 운이 좋아서요? 뭔가를 이룬 분들은 꼭 그렇게 얘기하데요. 성과를 이루는 데는 분명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는 법인데 말입니다. 차근차근 여쭤보겠습니다. 낙방의 쓰라림이 어땠는지부터 얘기해 주시겠어요?
2014년에 처음 응시했을 땐 1교시만 보고 그냥 나왔습니다.
Q. 아니, 왜요?
첫 시험은 맛보기로 치러보자는 생각이었거든요. 사실은 앉아있을 이유도 없었습니다. 뭘 알아야 쓸 것 아닙니까. 솔직히 고백하면 기술사 시험을 좀 만만하게 봤어요. 회사 오래 다니면 나눠주는 자격증 정도로 봤으니 제 오만함이 심했죠? 이처럼 시험을 가볍게 봤다가 막상 겪고 보니 생각이 확 달라지더군요.
Q. 그때가 바로 결단의 순간이었다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이젠 열심히, 진중하게 시험 준비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사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 거죠. 만만치 않으니까 도전해볼만한 가치를 느끼게 되는 측면도 있었고요.
인터뷰 중 문득 떠오른 말, “남자의 크기는 팔뚝의 힘이 아니라 도전의 크기에 달려있다.”
Q. 그럼 두 번째 도전의 성적표는 어떠했습니까?
마음가짐을 바로잡고 여름휴가를 반납했습니다. 휴식하던 시간을 공부하는 시간으로 돌린 거죠. 시험 결과는 40점이었습니다. 또 한 번 낙방했죠.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했죠. 독학해서 이 정도 성적이면 희망이 있다고 자위를 했죠.
Q. 자기 자신을 칭찬하고 고무하는 자세는 아주 좋다고 봅니다. 특히 유 이사님처럼 낙방의 순간에는 말이죠. 그럼 세 번째 도전 때는 어땠나요?
작년 2월에 다시 응시했는데 또 떨어졌어요. 그때 저와 함께 수질관리 기술사에 응시한 황규범 부장은 1차에 붙었죠.
Q. 오호라, 작년 5월 <건화 스토리>에 나왔던, "햇빛이 그리울 정도로" 공부를 했다던 그 황 부장님이요? 유 이사님이 선임일 텐데 자존심이 좀 꾸겨졌겠어요?(ㅎㅎ)
제게 강력한 자극제가 되었던 건 사실입니다. 황 부장에게 술 한 잔 하자고 했죠. 성공 노하우를 자세히 듣고 소스(시험 준비 노트 등)도 얻었습니다. 또 여기저기 도움을 청하니 현환기 이사님 등 우리 부서 내 수질관리 기술사 분(총 7명)들도 기꺼이 노트를 주시고 노하우도 전수해 주셨습니다. 황 부장이 다녔던 학원에 저도 등록했습니다. 16주 코스인데요, 매주 토요일 6시간씩 강의를 들었습니다.
지난 2년간 함께한 기술사 서브 노트. 빼곡히 쓰여진 글씨 하나하나에서 합격의 의지와 소망이 읽혀진다.
Q. 독학을 해오시다가 이제는 강력한 멘토그룹을 등에 업은 모양새로군요. 효과를 많이 봤나요?
유 이사의 합격에 도움을 준 호위무사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병렬 부회장, 고시온 전무, 류성국 부회장, 유호종 이사, 송길 전무, 한창우 상무, 현환기 이사, 채명우 이사, 임재형 이사
그렇습니다.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시간도 많이 절약할 수 있었고요. 특히 선배들의 노하우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체감했습니다. 그분들의 노하우를 듣고 어떻게 시험에 대비해야 할지 큰 줄거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Q. 아까 운이 좋아서 붙었다고 겸손의 말씀을 하셨는데, 혹시 시험 볼 때 무슨 특별한 경험이라도 있었나요?
어느 분이 말씀하시더군요. "공부를 하다 보면 자기랑 맞는 문제가 나온다"라고요. 시험 전에 미리 중요하다고 찍어놓은 것들이 많이 출제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죠. 이렇듯 예상문제가 적중하는 경우를 운이 좋았다고들 얘기하죠.
Q. 그것도 실력 아닐까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어느 정도 예지력을 갖추게 되는가 봅니다. 기출문제를 열심히 풀다보면 다음 시험은 어떤 출제경향을 보일지 대략 짐작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에구, 제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았네요. ㅎㅎ.
일리가 있는 말씀이에요. 이 자리를 빌려 우리 환경평가부의 리더이신 류성국 부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사실 류 부회장님은 未기술사인 우리를 많이도 갈궜습니다(?). 공부하라고 채근하신 거죠. 지원해줄 건 다 지원해 주겠다고 공언도 하셨고요. 그런 배려심 덕분에 제가 합격할 수 있었죠.
든든한 후원자 류성국 부회장과 함께
Q. 류 부회장님의 압박이 대단했나 봐요?
일정 수준의 다그침은 약이 된다고 봅니다. 힘을 불어넣어 주시고 시간적으로 배려도 해주시니 제게 큰 동기부여가 됐죠.
Q. 기술사 합격이 자존감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는데요.
그렇습니다. 기술자로서의 프라이드를 새삼 느낄 수 있고, 가정에서는 책임있는 가장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가슴이 뿌듯하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Q. 거기에다가 경제적으로는 수당도 받고 승진도 하게 되니 일석삼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말씀대로 가정에서 자랑스러운 남편, 자랑스러운 아빠로 인정받는 것은 정말 가슴 뿌듯한 일이겠고요. 아이들과는 잘 어울리시나요?
가족들과의 캠핑을 좋아합니다. 제 고향이 영월 상동인데요. 옛날에 텅스텐 산지로 유명했던 곳이죠. 광산은 채산성이 떨어져 오래 전에 폐광되었는데 그 덕분에 물이 맑아져 개천에는 다슬기가 무진장입니다. 1급수에 산다는 산천어까지 잡히고요. 캠핑을 가면 매운탕 꺼리 마련은 제 담당입니다. 제가 반도(족대)로 고기 잡는 데는 거의 프로급이거든요.
너희들의 해맑은 미소가 아빠에겐 큰 힘이 된단다. 첫째 유영헌, 둘째 유은지(왼쪽부터)
Q. 제가 보기에 유 이사님의 이름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은데요.
한자로는 여름하늘 호(昊)에 쇠북 종(鐘)입니다. 풀어 말하자면 "태양이 작열하는 하늘에 울리는 종소리"라고 할 수 있지요.
Q. 이름에서 강력한 열정이 느껴지는데요? 유 이사님 자신의 성격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제 성격은 다혈질에 좀 가까운 듯해요. 때론 욱하는 성향도 보이고요. 제가 믿는 건 아니지만, 어떤 분이 말하기를 제 사주에는 화(火)가 몇 개 들어 있다고 하데요.
Q. 원래 강원도, 충청도 분 중에는 욱하는 성격이 많다고 합디다. 불 화(火)가 있다면 물 수(水)로 다스려야 할 텐데, 혹시 부인 이름에 한자로 물 수가 들어 있나요?
아뇨,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