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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ES] 숲속 호숫가 휴양마을 제천을 다녀와서

Life/방방곡곡

by kh2020 2016. 9. 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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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통계획부 문형택 부장

  

 2016년 여름 폭염을 과연 잊을 수 있을까? ‘1994년 여름이 다가온다는 폭염주의보에 확 와 닿는 느낌이 없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격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1994년 폭염의 기억이 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다가온 무더위는 70년 만이랄 정도로 강했는데 올여름 무더위의 열대야는 얼마 안 가서 내 기억에서 사라질 거야!’ 라면서 잘 참아온 것 같다. 인간에게 망각이란 축복인 것 같다.  

 

 그 폭염 한가운데 준비한 음식, , 수영장비들을 차에 가득 싣고 815일부터 18일까지 34일의 휴가를 떠난다. 815일 광복절 하루 일찍 출발해서 제천시 봉양읍에 위치한 하이락글램핑장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대형가죽 텐트 안에 침대, 에어컨, 냉장고 등이 완비된 럭셔리 텐트는 이번이 처음인데 비수기라 가격도 저렴하고 수영장도 있어서 어린아이들이 셋이나 있는 우리 가족이 1박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설이었다. 저녁에는 준비해온 각종 고기류, 채소를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어서 경제적인 휴가코스로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딸 만세~!(딸만 셋)

  

 다음날 글램핑장을 나와 제천 ES리조트로 가는 길에 천주교 배론성지를 방문해서 힐링 시간을 가졌는데, 배 모양의 천정을 가진 대성전에 들어가서 명상에 잠겨 보는 것도 더위를 식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배론은 치악산 동남 기슭에 우뚝 솟아 있는 구학산(985m)과 백운산(1,087m)의 연봉에 둘러싸인 험준한 계곡 양쪽의 산골 마을로 골짜기가 배 밑바닥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고, 한국 초대교회의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와 화전과 옹기를 구워서 생계를 유지하며 신앙심을 키워간 교우 촌이다. 이곳은 한국 천주교회사에 길이 빛날 역사적 사건과 유적을 간직한 뜻깊은 곳으로 종교가 다른 사람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배론성지에 들르면 마음이 정가해진다.

  

 드디어 집을 떠난 지 이틀 만에 우리 가족이 쉬어갈 제천 ES리조트에 도착했다. 수목의 높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층수를 제한한 건축물과 연회장, 노래방, 수영장 등 각종 부대시설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개인적으로 건화 콘도 중에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날씨도 무덥고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여기 머무르는 23일 동안 매일 수영장을 이용하게 되었다. 수영장에서 청풍호에 유람선이 떠가는 전망이 가히 이곳이 세속과 자연과의 경계인 듯한 황홀감을 주었다.

  

수영장에서 본 파노라마

  

 

 

수영장과 공원에서의 휴식

  

 ES리조트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산속의 절 정방사(淨方寺)’에서 또 한 번의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승용차로 절까지 못 가고 중간에 내려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도보로 올라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정방사에서의 화려한 자연경관이 모두 잊게 해주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법주사 소속인 정방사는 통일신라 초기인 문무왕 2(662)에 의상대사의 제자 정원 스님이 창건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정원 스님이 십여 년 천하를 두루 다니며 공부를 하던 중 제행무상(諸行無常:우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모든 것들은 단 한 순간도 멈춰 있지 않음)을 깨닫고, 부처님의 법을 널리 펴고자 스승께 여쭙자, 의상대사께서는 내 지팡이의 뒤를 따라가다가 멈추는 곳에 절을 지으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릴 수 있다. 그 산 아랫마을에는 윤 씨 성을 가진 이가 살고 있을 테니 그 집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면 뜻을 이루리라이르시고 던진 지팡이를 따라서 여러 날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지금의 정방사 자리를 도착했을 때 지팡이가 땅에 내려앉았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기이한 설화로 창건된 사찰이 금수산과 청풍 강의 맑은 물과 바람이 꽃향기와 어우러져 아름답게 펼쳐진 절이 바로 정방사이다.

  

정방사 앞에 펼쳐진 산세가 아름답다.

  

정방사에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본다.

  

 주변 경치 좋기로는 자연경관만이 아니다. 제천시 금성면과 제천 시내를 연결하고 있는 청풍대교는 내륙지방 최초의 사장교로 지난 200312월 착공되어 사업비 597억 원이 투입으로 201257일 완전개통 되었는데, 총 길이 472m, 14.5m, 상판을 케이블로 고정해 두 개의 주탑(높이 103m)으로 설계 시공되어 청풍 관광지와 함께 지역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청풍대교의 주경과 야경

  

 여행 가면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 바로 맛집이다. 평소 출장을 가면 맛집을 등록해오곤 하는데 2005충주~제천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 교통영향평가용역현장조사 업무수행 중에 남제천IC를 나와서 청풍호로를 따라 올라가면 도로 굽이에 위치한 원조 숯불 청풍 떡갈비 집에서 직원들과 같이했던 떡갈비를 잊을 수 없다. 10여 년이 지난 식당의 건물 외관과 주인장은 그대로이고 내부는 개조되어 온통 장난감 모형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떡갈비 맛은 여전했다.

  

 

'원조 숯불 청풍 떡갈비집'의 떡갑리 맛은 일품이다.

  

 이제 ES리조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되어, 아이들을 일찍 재우고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아이 셋을 낳느라 고생했고 바쁜 남편 외조에 너무 고마운 집사람과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휴가계획은 집사람이 하고 싶은 대로 다하고 모든 일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덕분에 생전 해보지 못한 글램핑을 하고 배론성지와 정방사에서의 힐링, 추억의 떡갈비를 다시 만났던 같아서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조심스러우면서도 과감하게 최근 부서 내에서의 화두를 던졌다. “일과 가정에 균형은 무엇일까?” 한참 생각하는 듯하더니 돌아온 대답은 웃으면서 하던 대로로 하세요.”였다. 2013년도 부장 승진하면서부터 말도 안 되는 수주왕을 목표로 삼았고, 원씽 첫해 2015년에 수주왕을 원씽으로 밀어붙여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평일에는 새벽 일찍 회사 출근해서 일하면서 건축사, 시행사, 교수(연구원), 공무원 등 수주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을 만나느라 저녁 늦게 들어가고, 주말에는 회사 일과 학교행사, 서울시 생활체육 핸드볼연합회 이사 등의 대외활동을 하느라 집안일과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이 너무 적어 미안했는데, 이번 휴가만큼은 선택과 집중해서 가정에 충실했더니 집사람이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이번에 휴가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제천 ES리조트 Check Out! 집으로 가는 길에는 2015630일 개통된 충주~제천 간 고속도로를 따라가는 동안 교통영향평가(‘05~’08) 프로젝트 참여했던 그 당시 추억들과 삼척으로 가는 길이 끊어져 있는 도로구간에 잡초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고,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도 함께 부풀어올라와 남제천IC에서 고속도로를 진입해서 차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집사람 절반의 동의하에 동충주IC에서 고속도로를 나갔다가 다시 남제천IC 돌아가기로 했고, 나도 모르게 고속도로사업 사후평가를 하고 있었다.

  

 

 

충주~제천 고속도로에서...

  

 여기서 얻은 교훈은 일과 삶에 경계에서 흥분은 금물이라는 점이다. 휴가를 시작하여 차곡차곡 쌓아놓았던 점수가 절반은 날아갔다. 다음 휴가여행을 기약하면서....!

  

 건화 임직원 여러분, 가족과의 여름휴가 여행에 선택과 집중하였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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