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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화人터뷰] “엔지니어는 지구를 조각하는 예술가” - 김동욱 차장

People/건화가족

by kh2020 2016. 9. 1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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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와우건화상 수상 - 구조부 김동욱 차장]

 

[대담] 구조부 유승엽 이사, 김동욱 차장

       

우리는 동기생. 왼쪽은 와우건화상 수상자인 김동욱 차장, 오른쪽은 추천자 유승엽 이사

 

Q. 유승엽 이사님은 김 차장님에 대한 와우건화상 추천의 글에서 얼떨결에 따라간 캠핑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비를 흠뻑 맞으며 텐트 주변에 배수도랑을 파던 모습이 정말 산사나이 같았다고 썼는데요, 그 장면을 보진 못했어도 산사나이의 듬직한 모습이 제 눈에 선합니다. 두 분은 어떤 사이인가요?

       

 유승엽 이사와는 입사동기입니다. IMF가 터진 이듬해인 19981월에 함께 입사했죠. 동기생이긴 하지만 나이는 유 이사가 두 살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형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Q. IMF라면 나라 전체가 냉랭할 때인데요, 입사 당시의 회사 분위기를 기억하십니까?

       

 사실 IMF 분위기는 거의 체감하지 못했어요. 일감이 많아 회사일이 바쁠 때였으니까요. 그리고 당시는 엔지니어링 업계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던 것 같아요. 우리회사의 경우 1997년 입사한 분부터 캐드를 배우고 쓰기 시작했으니 저희들은 낀 세대였다고 할 수 있겠죠. 낀 세대는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어요. 양쪽을 두루 섭렵할 수 있으니까요.

       

Q.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의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날로그 세대가 집단의식(소속감)을 중시했다면, 디지털 세대는 개인화 현상이 강하다고 볼 수 있지요.

       

     

Q. 유승엽 이사님은 어떤 장점을 지녔습니까? 회사생활을 오랜 기간 함께 해왔으니 그분을 누구보다 잘 아실 텐데요···.

       

실력과 성품을 함께 갖춘 분이라고 봅니다. 두터운 지식을 바탕으로 구조부에서 자체교육 강사 역할을 맡고 있고요, 동료들이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정말 열심히 설명해 줍니다. 일에 대한 고민거리가 있는 분에게 유 이사님은 고마운 해결사이신 거죠. 구조물에는 종류, 형태가 아주 많습니다.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유 이사님의 탁월한 방향제시능력에 종종 감탄하곤 합니다. 유 이사님의 영향력도 대단합니다. 믿고 따르는 사람이 아주 많아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친한 형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Q. 유 이사님과의 관계가 아주 공적, 사적으로 돈독하군요. 혹시 김 차장님이 알고 있는, 유 이사님과 관련된 내밀한 스토리(?)가 있다면 이 자리에서 공개해 줄 수 있나요? 

       

 유 이사님은 사내결혼을 했어요. 형수가 결혼 전에 우리회사 전산실에 근무했거든요. 구조부와 전산실이 합동으로 구조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PC언어 구축)을 했는데 이때 눈이 맞은 것 같아요. ㅎㅎ. 두 부서가 사무실도 같은 층을 쓰고 회식도 함께하고 해서 기회가 많았거든요. 유 이사님이 원래 여성들에게 호감을 주는 스타일이에요. 머리숱이 좀 적다는 유일한 결점 하나만 빼면 말이죠.

       

       

Q. 유 이사님 말씀으로는 김 차장님은 캠핑매니아라고 하던데···

       

 전통적인 캠핑은 등산가들이 하는 야영을 뜻했지만, 지금은 캠핑의 개념이 일부 달라져서 오토캠핑을 뜻하게 되었어요. 캠핑장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 캠핑장과 나라에서 하는 국립공원 캠핑장같은 곳이 있는데요, 저는 시설이 상대적으로 좋은 사설 캠프장을 종종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전기, , 화장실 등의 기본시설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하기에 적합합니다.

       

Q. 언제부터 캠핑을 좋아하게 되었습니까?

       

 제가 위로 누나가 네 분 계시고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15녀라서 어떤 분은 제게 여성화되기 쉬운 환경이었겠네요라고 말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바로 윗 누나 두 분이 어릴 때 골목대장도 하고 여걸 분위기였거든요. 이 누나들이 캠핑을 좋아해서 저를 끌고 가기도 했는데 사실 처음에는 귀찮기만 했어요. 그런데 아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자칼텐트(길게 생긴 텐트)를 이용해 본 이후 캠핑에 점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레일바이크를 타며 찰칵!

 

Q. 부인께서 텐트를···? 혹시 부인께서 등산매니아인가요? 아니면 걸스카웃 출신?

       

 대학생들이 하는 국토대장정 아시죠? 아내가 일반인 자격으로 대장정에 참여해서 해남부터 통일전망대까지 주파한 적도 있습니다.

       

Q. 대단하시군요! 해남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라면 800km는 족히 될 듯싶은데요. 결국 누님들의 성화(?)와 부인의 경력이 힘을 합치는 바람에 김 차장님은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캠핑으로 끌려들어간 꼴이네요?

       

 아닙니다. 2011년부터는 제가 캠핑에 능동적으로 몰입하게 되었거든요. 이때는 거의 매주 캠핑을 다녔습니다.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하면서 장비 모아가는 재미에도 빠졌죠. 제가 여름용, 추동용 텐트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텐트 값이 제법 나가요. 거실형 텐트는 170만 원 들었고요, 돔형 텐트는 이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장만했습니다. 바닥에 까는 에어매트도 45만 원 주고 샀고요.

       

    

Q. 웬 매트가 이렇게 비쌉니까? 옛날엔 캠핑할 때 바닥에는 판초를 깔고 잤어요. 판초는 값이 무지 싸죠. 물론 밤새 울퉁불퉁한 돌밭 위에서 자는 게 편치는 않았죠. 아침에 일어나면 옆구리 쑤시고, 어깨 욱신거리고···.

       

 에어매트는 차원이 달라요. 마치 편안한 침대에서 자고 일어난 것처럼 아침에는 온몸이 개운하고 상쾌하기가 이를 데 없어요. 두께가 20cm 정도 되고 바닥의 습기도 거의 완벽하게 차단시켜 줍니다.

       

Q. 캠핑을 통해 자연과 접하는 시간이 많으니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도 좋을 것이고, 가족과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는 시간도 될 것이고··· 어때요, 자녀들이 캠핑을 좋아하던가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딸애와 3학년 아들을 두고 있는데요, 둘 다 캠핑에 잘들 따라옵니다. 물론 캠핑할 때 벌레가 나오면 기겁을 하지만요. 저는 캠핑을 쉰다는 개념으로 갑니다. 등산을 한다든지 어디 돌아다닌다든지 그리 많이 하지는 않아요. 이따금 개울에서 물놀이나 낚시를 하기는 합니다. 피라미를 주로 낚는데 그 방법은···

       

2의 캠핑매니아,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 장황하게 설명하길래 잘 들어보니 멍텅구리 낚시를 한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강 여울에선 견지낚시의 재미가 쏠쏠하다는 걸 알려드렸다.)

       

 어쨌든 야외로 나가면 공기도 좋고 스트레스도 날려버리고 해서 좋습니다. 저는 캠핑의 목적은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시죠? 의자에 앉아서 멍 때리는 것말이에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부모와 하루 종일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캠핑 가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Q. 김 차장님 나름대로 확실한 캠핑의 철학을 지니고 있군요. 한편으론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기회를 갖는다는 의미도 있겠죠.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요즘엔 주로 어느 쪽으로 캠핑을 다니시나요?

       

 요즘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캠핑을 다니는데요. 제 집이 공릉동이라서 아무래도 가평, 포천 쪽으로 많이 다니게 되더군요.

       

Q. 그럴 줄 알았습니다. 김 차장님의 이름풀이 한 번 들어 보실래요? 한자로 동()은 동쪽이라는 뜻이고, ()은 울창하다·무성하다는 뜻 아닙니까? 이름에 쓰여진 대로 김 차장님은 동쪽 방향에 있는 울창한 곳을 즐겨 찾는 것이지요.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것 같네요. ㅎㅎ.

       

    

Q. 그럼 화제를 바꿔서 일 이야기를 잠깐 해 볼까요? 구조 분야를 전공으로 삼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구조계산이 참 재미있어요. 구조 분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교량 아닙니까. 이중에서도 저는 특수교량의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특수교량에는 아치교, 트러스트교, 현수교, 사장교 등이 있겠는데요, 특히 우리회사에서 수행한 탄금대교, 나비교 등은 수상작으로 뽑혀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속에는 학창시절 교수님의 말씀이 언제나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토목엔지니어는 지구를 조각하는 예술가라고요.

       

Q. 김 차장님은 자기계발에도 굉장히 열심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미래를 위해 세워둔 목표가 있다면?

       

 제가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제 능력을 배가시켜야 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2005년에 대학교 3학년으로 편입하여 3년을 다녔습니다. 그때 저는 턴키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잠시 학교에 갔다가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일을 처리하는 등 정말 부지런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것은 직장 상사들의 배려였지요. 이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학교 졸업이 무척 어려웠을 겁니다. 지금도 저는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쉼 없이 보충하고 레벨업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사 취득을 중장기적인 목표로 설정해 놓고 있고요, 마음 한구석에는 대학원 진학의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생뚱맞은 질문(?) 하나 해 볼게요. <건화스토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건화스토리를 통해 제가 모르는 유익한 정보들을 전달해 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술사를 취득한 분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동기부여를 받기도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배우게도 됩니다. 저번에 게재된 기술연구소 김동원 이사님의 부산-대마도 여행기를 읽고서는 저도 그 코스로 여행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설계와감리 하나되기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현장견학 관련기사는 간접체험의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부탁한다면, 우리의 설계가 시공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로 볼 수 있다면 참 유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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