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토목기술 발전의 발자취를 집대성한 책
『더 나은 세상을 디자인하다』가 세상에 나오다

 

「항만기술史」를 집필한 조종환 기술고문과의 인터뷰

 

우리나라 토목기술 발전 역사를 분야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더 나은 세상을 디자인하다』의 출판기념회가 지난 11월 11일 저녁 강남 소재 음식점에서 열렸다. 항만史를 집필한 건화 조종환 기술고문이 대한토목학회 이종세 회장(가운데),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유한규 회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Q. 조 고문님, 이번에 우리나라 토목기술의 역사를 집대성한 ‘대작’을 집필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근 700쪽에 달하는 책 두께만 봐도 얼마나 많은 땀을 쏟으셨을지 짐작이 되는데요. 『더 나은 세상을 디자인하다』의 저술 작업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설명해 주십시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단계를 회고해 보면, 우리 토목인들이 그 초석이 되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겠죠. 그럼에도 토목기술의 발달史를 체계적으로 기록해 놓은 자료는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그래서 대한토목학회 토목사연구위원회의 주도 하에 우리나라 토목기술의 역사를 정리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겁니다.

   

집필위원회 위원장은 장승필 교수님이 맡았고요. 사회기반시설의 각 분야를 국토, 도시, 도로, 철도, 공항, 항만, 교량, 터널, 댐, 상하수도 등 10개로 나누어, 각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집필진이 구성되었습니다. 그중 저는 항만 분야 역사를 집필하게 되었죠.

   

책 제목이 『더 나은 세상을 디자인하다』로 인문학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죠? 우리 토목인들의 미션을 제목으로 채택했고요, 부제로 「대한민국 토목기술의 역사」라고 달았습니다.

   

   
Q. 조 고문님은 오랜 공직생활(해양수산부)을 통해 정부의 항만 정책이나 항만산업의 발달 과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추셨고, 해외로 나가 선진 항만산업의 동향을 직접 접해볼 기회도 가지셨잖습니까. 지금도 해양수산부 항만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고요. 집필진으로 최적화 된 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필 과정에서 애로점이 있었다면?

   

우리나라 토목기술史에 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우리 항만 분야의 경우 한국항만협회가 거의 유일한 사료(史料) 공급원이었는데요, 자료 갈증을 해소하는 데는 부족함이 많았어요. 더욱이 우리나라 토목산업은 선진 공법을 도입하여 발전해온 산업이어서 독자적 기술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토목기술史의 주체로 우리 토목인의 이름을 명시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어요.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디자인하다』는 집필진들이 2년 반 동안 공을 들여서 우리나라의 토목 역사를 기술사적 관점으로 집대성해 놓은 최초의 자료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Q. 조 고문님이 집필하신 「제6장 항만 - 바다를 여는 문」은 고대로부터 시작하여 현대의 항만기술까지를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항만 전문가를 지향하는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상당히 유익한 자료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토목기술이 심화ㆍ분화되고 엔지니어들도 파트별로 일하다 보니, 많은 후배들이 파트별 전문적 지식ㆍ기술은 깊어졌으되 산업 전반의 개념이나 변화를 이해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회사 항만부 직원들에게는 이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항만 분야의 개념이나 기술적 진화에 대한 지식을 넓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Q. 책을 훑어보니 항만 분야의 미래기술과 발전 전망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 것 같은데요. 요약해서 설명해 주신다면?

   

그렇습니다. 해당 분야의 정부 정책이나 소비자 니즈의 변화를 잘 파악하고 선점효과를 누리는 전략이 필요하지요. 항만의 미래 발전 방향은 크게 보면 두 개로 요약됩니다. 하나는 항만 리모델링이고 또 하나는 친환경 항만입니다.

   

항만 리모델링이란 노후 항만을 신개념의 공간으로 변환시키는 노력으로, 대규모 친수 기능시설을 도입하거나 신규 워커프론트 지역을 조성하는 것 등을 뜻합니다. 부산 북항지역의 항만재개발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죠. 그리고 우리회사가 강점을 발휘하고 있는 어촌 뉴딜 300 사업도 어항 리모델링 사업으로 이해할 수 있지요.

   

친환경 항만도 중요한 발전 방향 중 하나인데요. 사실 기존 항만들은 탄소 배출이나 해수오염 등으로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어요. 이를 저탄소 녹색성장을 적용한 그린포트(GREEN Port)로 전환한다는 것이 핵심이지요. 구체적으로는 탄소저감형 항만, 에너지 자립형 항만, 지속가능형 항만, 자원순환형 항만을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Q. 우리회사는 마리나 항만 분야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소득의 향상에 따른 레저문화 수요 증가에 잘 대응하려면 항만 인프라의 특성화 전략이 요구될 듯싶은데요.

   

마리나 항만의 경우 국민소득이 3~4만 달러 수준에 이르면 각광을 받는 고급 해양레포츠의 거점이자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첫걸음을 내딛는 단계에 불과해서 향후 성장잠재력이 아주 큰 분야라고 볼 수 있지요.

   

또 하나는 크루즈 항만입니다. 세계적으로 관광산업은 빠른 성장추세에 있어서 크루즈 항만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죠. 우리나라에서 국제 크루즈 항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은 부산항, 인천항, 제주항, 여수항 등입니다. 이곳에 크루즈 전용 항만을 갖추고 교통ㆍ관광 연계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외에 자원개발 관점에서의 해양플랫폼 분야도 향후 해상항만이나 공항, 주거공간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기술총괄부 사무실(봉은사로 소재)에서 진행된 조종환 고문과의 인터뷰에는 임호상 고문(왼쪽)과 강병렬 고문(오른쪽)이 자리를 함께해 내내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Q. 짧은 인터뷰라 좀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항만 엔지니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4차 산업혁명이 모든 산업에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기 때문에 항만 분야도 예외일 순 없을 겁니다. 이른바 ‘스마트 항만’의 개념이 접목될 가능성도 있죠. 선박 하역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 안벽, 움직이는 항구라는 개념의 모바일 항구,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하나인 진동수주형 파력발전 등이 항만기술의 발전을 재촉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항만기술의 진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노하우를 축적해 가기를 당부하고 싶네요.

   

지난달 11일 출판기념회를 마무리하면서 11명의 집필진과 대한토목학회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Posted by kh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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