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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생각의 힘! 광고쟁이가 차린 책방을 가다

Life/여가&문화

by kh2020 2016. 9. 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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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통계획부 김동균 과장

  

 책 읽는 계절인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바쁜 생활과 스마트 기기들의 이용으로 점점 책을 멀리하게 되는 현실입니다. 또한 대형 서점들이 많이 생기면서 동네 작은 책방들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지만 최근 새로운 컨셉으로 동네 책방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8월 부서데이를 맞이하여 선릉역 인근, 선정릉이 창밖으로 보이는 붉은 벽돌 건물 4층에 위치한 최인아책방에 다녀왔습니다.

  

 

선릉역 7번 출구 더 그레이스 건물 4층에 위치한 최인아책방

  

 책방 주인은 광고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최인아 씨로 전 제일기획 부사장.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등 명카피로 유명한 분입니다.

  

책방주인 최인아 씨(왼쪽에서 세 번째)와 함께

  

 최인아 씨는 광고쟁이를 '생각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싶었고, 광고쟁이라고 하면 톡톡 튀는 끼나 순발력을 떠올리지만 생각을 묵혀 본질을 꿰뚫는 힘이 더 중요하며, 아는 것이 힘이던 시대에서 '생각이 힘'인 시대가 되어 창의력, 기획력, 문제해결력 등으로 통칭되는 생각하는 힘을 책방을 통해 북돋고 싶어 책방을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적은 것 같아요. 자기 생각이 없고, 비판적으로 생각할 줄 몰라요. 개인이 적극적으로 어떤 길을 선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들 하나의 길을 따라가고 있어요. 여기에 뭔가 태클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은 다양한 생각들을 만나고 자신의 생각을 세우는 가장 근본적인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생각의 힘을 모토로 책방을 꾸몄으며, 스스로도 29년간 광고 일을 하며 책에서 생각의 자양분을 얻었다고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명카피도 책에서 생각하는 법을 터득한 덕분이라고 합니다.

  

 "29년 광고쟁이 시절을 버티게 해준 책의 힘을 믿기에 서점을 여는 무모한 도전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린 뒤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깥세상과 단절되는 듯한 넓고 아늑하고 고요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높은 천장에는 샹들리에가 달려 있고, 햇빛이 잘 들어오는 마룻바닥엔 안락한 소파와 한쪽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습니다.

  

 

  

 최인아책방의 특징은 서가 구성이 다른 서점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신간, 베스터셀러 코너 등의 카테고리가 아예 없으며, 대신 쟁이들은 도대체 어떤 책을 사랑하는가’, ‘당신의 괜찮은 인생을 위해’, ‘당신이 중년 즈음이라면10여 가지의 주제를 제시하고 추천받은 관련 도서들 약 5000여 권의 장서를 구비해 놓고 있습니다. 처음 책을 접할 때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선택의 어려움이 있는데 그 어려움을 덜어주고 쉽게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아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가에 꽂힌 책들에는 추천카드가 한 장씩 들어있는데 책을 추천한 이들이 추천의 이유를 간략하게 적어놓았으며, 최인아 씨는 큐레이션이야말로 최인아책방의 핵심이라면서 서가의 질문들이 사람들을 책으로 데려다준다. 책 속의 추천카드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책장을 들추게 된다고 얘기하였습니다.

  

 

속도의 시대에 잠시 멈추고 생각하고 싶을 때, 마음이 흔들릴 때 들러주세요. 언제든 책방을 지키는 책방 마님이 될 거예요.”

  

 요즘 세태는 학원가 간판, 베스트셀러 목록을 봐도 공통점은 단기성이라고 합니다. 빨리 무엇인가를 하는 것,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것 등 빠른 것이 사람들의 관심이고, 이것이 생각의 힘을 가로막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며, 어떤 일을 할 때 효율을 따지고 요령·임시방편을 찾는 것이 영리하다고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축적이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정직하게 대면하여 애쓰다 보면 그 과정에서 쌓인 것은 내것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인생의 이정표 역할을 하며, 인생의 길을 미리 알려줍니다. 책에서 다양한 생각을 만나고 자신의 생각을 키우는 가장 근본적인 콘텐츠이며, 생각과 생각이 만나 새로운 가치가 나오는 것이 책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30년 광고를 해보니 생각의 힘은 책에서 나오더군요.”

  

 우리회사는 그동안 실시설계 업무를 위주로 하였으나, 앞으로는 타당성, 기본구상 및 계획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많은 독창적인 생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문의 길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자연, 둘째는 사람, 셋째는 바로 책입니다.

  

최인아책방에서는 "카피라이터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주제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카피라이터들의 고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너무도 덥고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갑자기 찾아왔네요. 간단한 점심 후 책방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쟁이의 생각법에 관심을 갖고 생각의 힘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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