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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균호 대리의 ‘조혈모 세포 기증’ 美談

With/나눔

by kh2020 2023. 7. 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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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에너지사업부 김균호 대리

 

용기 있는 선택으로 생명을 구하고 송무백열 몸소 실천

 

이번 건화스토리에서는 조혈모 세포 기증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구한 에너지 사업부 김균호 대리를 만나봤습니다. 조혈모 세포 기증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어떤 계기로 결정하게 됐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20년 공채 29기로 플랜트사업부(현 에너지사업부)에 입사한 김균호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문과였던 저는 인문계에는 가고 싶은 학과가 없어서 교차지원제도를 통해 전자공학과로 지원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고 전기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이후 취업준비를 위해 공장 자동화설비 직업훈련 과정에 참여하여 전기이론이나 배선, PLC 프로그래밍 등을 배웠습니다. 교육을 통해 플랜트와 관련된 전기설계 업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엔지니어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최근 조혈모 세포 기증을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조혈모세포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필수적인 혈액성분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백혈병, 악성빈혈, 골수암 등 혈액질환을 앓고 계시는 분들은 이 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문제가 생깁니다. 치료를 위해서는 유전자 형질이 일치하는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아야 합니다. 저처럼 가족이 아닌 비혈연 간 유전자형질이 맞을 확률은 1/20000 정도로 굉장히 낮습니다. 제가 기증 신청을 2017년 8월 25일에 했는데 2023년 3월에 기증의사 확인 연락이 왔으니 약 6년 만에 저랑 유전자가 일치하는 분을 찾아서 기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에는 ‘골수 기증’과 촉진제 주사를 활용한 ‘말초혈 기증’이 있는데 제가 한 방식은 부작용이 적고 후유증도 덜한 말초혈 기증 방법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조혈모 기증을 하게 되면 교통비나 촉진제 주사를 맞는 응급실 비용 등 실 비용 전액이 지원되며 별도로 교통비도 지급되니 경제적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기증 후에는 기념품으로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조혈모세포협회 뱃지, 감사패 등의 보상이 제공됩니다.

 

 

쉽지 않은 기증인데 처음 등록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기증을 하게 된 계기는 헌혈을 자주하러 가다보니 담당자분이 이런 제도가 있다고 유전자 등록 제안을 하셨고 ‘언젠가 좋은 일을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신청을 했습니다. 담당자분도 유전자가 맞아야 되니 조건 때문에 평생 연락이 안 올 수도 있다고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2018 년 받은 헌혈 유공장 (은장)

 

지속적으로 헌혈을 하며 관심을 가지셨군요. 구체적인 조혈모 기증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요?

 

기증 과정은 분류하자면 6단계로 진행됩니다. 가장 먼저 유전자 형질 최종 일치 검사를 실시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최종 기증 여부를 확정하고 일정을 조율하게 됩니다.

 

이후, 본격적인 기증 준비 과정으로 돌입하게 되는데 기증자의 건강 검진과정에서 독특한 게 있는데 환자분이 면역력이 매우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상당히 많이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총 10통 정도 뽑은 것 같습니다.

 

원활한 기증을 위해 조혈모 촉진제 투약이 진행됩니다. 촉진제 약물주사는 협회에서 기증 4일 전 집으로 배송해주는데, 입원 전날까지 3일간 협회에서 협조를 구한 자택 인근 병원에서 하루에 촉진제 3대씩을 맞게됩니다.

 

기증 과정 중에 제일 힘들었던 게 조혈모촉진제 투약이었는데, 몸에 정상적인 비율로 있는 조혈모세포를 강제로 몇 배 이상 만들어 내는 약물이다 보니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흔히 골반, 척추, 갈비뼈에 조혈모세포가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데 강제로 만들다 보니 통증이 정말 말도 못하게 심했습니다. 심장 박동수에 맞춰서 멍든 곳을 누르는 것처럼 뼈가 계속 아팠고, 기증직전에는 진통제 이외에는 다른 약물 복용을 할 수가 없어서 진통제로 3일 동안 버텼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과정인 조혈모 촉진제

 

 솔직히 조혈모 촉진제 주사가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잠도 못자고 누워있을 때 ‘2017년의 내가 왜 그랬을까, 지금이라도 그만둘까, 촉진제 해독주사 이런거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환자분도 얼마나 절실하실까’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제가 지금 그만두면 이미 방사선처리로 몸속에 비정상적인 조혈모세포를 모두 없애버린 환자분은 결국 며칠 내로 돌아가신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참아냈습니다.

 

촉진제를 다 맞고난 후 기증을 위한 입원이 진행됩니다. 기증 전날은 간단한 수속을 하고 둘째날 기증을 하게됩니다. 협회 측에서 평생 가보기 어려운 특실로 지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병원 밥도 제 입맛에는 맞았고 간식도 넉넉하게 챙겨주셨는데 다 못먹을 정도로 남아서 집에 가져왔습니다.

 

기계를 통해 조혈모 세포를 기증하게 된다

 

끼니 때마다 진수성찬이었던 식사

 

기증 자체는 앞선 과정보다 덜 힘들었습니다. 제가 성분 헌혈을 30회 정도 경험했었는데 조혈모세포를 채집하는 과정이 성분 헌혈과 유사하기 때문에 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성분헌혈은 50분이면 끝나지만 조혈모세포 채집은 5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기증 후에는 몸에 힘이 쭉 빠진것처럼 어지러워서 비틀비틀하면서 병실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병실 안에 밥이 와 있어서 기운이라도 차려야지 하면서 몇 숟가락 먹다가 너무 어지러워서 아침에 먹은 음식물을 모두 토하고 기절하듯이 잠에 들었습니다. 다행히 한숨 푹 자고 나니 멀쩡해졌고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고 다음날 무사히 퇴원했습니다.

 

기증 2주 뒤에는 기증 후 검사를 하게되고 몸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퇴원하고 한 달 뒤에 협회에서 연락이 왔는데, 수혜자가 무사히 잘 퇴원하였고 일상생활로 돌아가실 준비를 하는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첫 사례였지만 흔쾌히 이해해주신 부서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부서 내에 이러한 선례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공가를 승인해주신 부서장님과, 김근종 상무님, 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업무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의 빈자리를 채워주신 직원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기증과 관련해서는 더 하면 좋긴 하겠지만, 확률상 또 이러한 기회가 저한테 올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증이 필요하신 분이 또 나온다면 언제든지 다시 기증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업무에 있어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해보면서 다재다능한 직원이 되고 싶습니다. 전기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사업관리 부분도 열심히 배우면서 관련 내용도 많이 스터디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직원이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기증과 관련되어 기증 서약을 하려면 신중하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증 서약 후에 환자가 유전자 형질이 맞아 요청을 하게되면 기증 거부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기증 의사를 밝히면 환자는 일정에 맞춰서 조혈모 세포를 없애기 때문에 취소하는 순간 사람을 살리려고 한 기증 서약이 사람을 죽이는 사형선고로 바뀌게 됩니다. 용기있는 선택으로 기증을 하게 되면 완치율이 낮은 질병을 가지고 계신 환자들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제 조혈모세포를 기증 받으신 수혜자께서도 앞으로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맛집 투어도 다니시고, 친구도 만나면서 꽃길만 걸으시길 기원합니다.

  

김 대리는 사원증 목걸이에 회사 뱃지와 함께 조혈모 세포 기증 기념품 뱃지를 착용하고 다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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