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와우건화상 수상 - 환경평가부 郭1雄1彬 사원]
Q. 안녕하세요. 와우건화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상을 받으신 분이라면 다들 한 번쯤은 생각을 다 하셨을 거예요. ‘내가 단독으로 받기보다는 부서를 대표하여 받는 것이다.’ 그래서 더 감사함으로 다가왔던 거 같아요. 솔직히 약간 오글거리는 게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상대방에게 칭찬해준다는 자체가 좋은 일인 거잖아요. 평상시에 대놓고 칭찬할 일이 많지 않기도 하고요. 스크롤을 내리면서 칭찬 댓글 하나씩 보는데, 막상 칭찬을 들으니 기분은 좋더라고요.
Q. 그렇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니까요^^ 김규태 과장님이 ‘믿을맨’이라는 별명으로 郭雄彬 사원을 표현했어요. 마음에 드시나요?
‘어디서 찾으신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말 같습니다. 처음 믿을맨이라는 별명을 봤을 때 한글로는 ‘믿다’의 의미로 믿을맨이지만 영어로 생각했을 때는 ‘미들맨(middle man)'으로 들려서 좋더라고요. 축구 미드필더 아시죠? 가운데에 많이 뛰어다니는 사람. 제가 아직 대리도 아니고 사원이라 중간의 위치는 아니지만, 많이 뛰어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Q. 전문 분야가 동식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업무인지요?
동식물 분야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고 생태계 분야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네요. 자연생태 분야. 그렇게 표현합니다. 현황조사를 하고 실제 동물과 식물 전문가들이 직접 조사를 하는 거예요. 잎도 보고, 나무는 몇 미터이고 몇 그루가 있는지. 멧돼지가 이 산에 있다고 가정하면 발자국, 배설물, 소리, 본 것들을 다 조사하는 거죠. 특히 멸종위기 종 야생 생물들에게 포인트를 두고 체크를 하죠. 그리고 어떤 사업이 진행될 때 주변 동식물에 영향을 어떻게 끼치는지, 유실된다면 조경을 더 해주는 식으로 결론을 만들고 제안을 하는 역할을 합니다.
Q. 조경학과를 나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환경평가부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조경학과도 환경영향평가를 살짝 배우긴 해요. 건화에 입사하기 전, 박사님의 권유로 산림청 용역을 했었어요. 6개월 정도 산에 발로 뛰면서 직접 조사를 하는 일이었어요. 워낙 제가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환경영향평가 쪽으로 일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환경영향평가를 계속 찾아보게 되었고 건화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아, 합격 소식을 전달 받았을 때는 조금 놀란 면도 있었어요. 환경영향평가를 다루는 회사는 대부분 환경공학과 친구들을 많이 뽑는데 제가 뽑혀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생태조사 하면서 찍은 옥잠난초(좌)와 천마.
Q. 입사하고 생소한 면이 조금이나마 있었겠어요?
용어 자체도 생소한 게 있기도 했지만 자기 맡은 분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환경영향평가 업무는 여러 분야를 전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더군요. 특히 PM 분들은 전공을 했던 저보다 제 전공을 더 잘 알고 계셔서 배울 점이 정말 많아요. 저희 부서는 류성국 부회장님부터 사원들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실 정도로 부서 전체적 분위기가 부드러운 분위기에요. 그래서 질문할 때도 스스럼없고 오히려 물어보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저희 김규태 과장님만 해도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시니까요. 일단 김 과장님부터 열정적이시기도 하고요.^^
조금 다른 얘기로 새는 거 같지만... 김 과장님은 볼펜을 엄청 좋아하세요! 좋은 펜부터 시작해서 모나미 펜까지 좋아하세요^^ 가끔 저한테도 챙겨주시고요. 최근에는 모나미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오는 걸 사셨더라고요.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 가면 모나미 샵이 따로 있는데요. 몸통, 심, 끝, 색깔별로 조립하는 거예요. 김 과장님, 군포에 사시는데 주말에 혼자 동대문까지 다녀오실 정도로 애정이 깊으세요^^
김 과장님의 애장품인 모나미 볼펜 스페셜 에디션!
Q. 김 과장님이 열정적인 분인지는 알았지만 색다른 취미를 갖고 계셨네요^^ 곽 사원은 운동이 취미인가 봐요? 어떤 분이 ‘두꺼운 허벅지’라고 칭찬하신 걸 보면 축구(?)를 하시는 거 같은데요?
네. 운동 정말 좋아하고 축구할 때 행복합니다. 원래 다니던 대학교를 휴학하고 체대 시험에 도전해볼 정도로 좋아했거든요. 물론 지금처럼 본업으로 돌아오긴 했지만요^^ 대학교 다닐 때는 실내에서 하는 하키도 즐겼어요. 학교 커뮤니티에 비체대생도 관심 있으면 환영한다는 말에 혹해서 연락했죠. 알고 보니 저 혼자 유일하게 비체대생이었어요^^ 그래도 운동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다 보니 체대생들을 데리고 주장까지 하게 되더군요. 제가 운동신경이 좋다기보다는 활동량이 많아요. 중랑천을 혼자 뛰어다니고 취미로 달리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허벅지가 튼튼해진 거 같네요.
실내에서 하는 하키, 플로어볼 경기 모습과 트로피를 든 모습.
제가 축구할 때 행복하다 말씀드렸죠? 자취를 10년 동안 하고 회사를 왔어요. 그냥 살던 곳에서 다닐까 하다가 같이 축구하던 형이 본인 동네에 축구 동호회 있다고 해서 지금 동네로 이사 왔어요. 어떻게 보면 축구하려고 이사했다고 주위에서 많이 웃더라고요^^
프로 축구선수가 따로 없죠?^^ 근육질 다리가 부럽다.
Q. 에너지 넘치는 분인 거 같네요^^ ONE Thing이 한자 2급 취득이더라고요. 어떤 이유에서 하는 건지요?
꼭 급수에 의미를 두는 건 아니고요. 중학교 때까지 한 학년에 2개 반 있는 시골에서 자랐어요. 요즘 분들은 잘 모르실 수 있지만, 시골에는 향교라는 유교 문화를 가진 서당 같은 곳이 있어요. 무료로 한자나 사자소학을 가르쳐줘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매주 다니면서 한자를 엄청 배웠어요. 중학교부터는 한자 대신에 컴퓨터를 많이 배우는 추세가 되어버려서 써먹을 일이 많지 않았죠.
저희 아버지께서 책을 엄청 많이 읽으시는데 저에게 추천해주시는 책이 대부분 한자책이에요. 최근에 주신 책은 ‘마음을 비우는 지혜’라고 정민 교수가 쓴 책이에요. 한글로 밑에 해석이 되어있지만, 한자를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은 와 닿는 거 자체가 다르잖아요. 그래서 한자를 찾아가며 읽으면서 2급까지 준비하면 목표의식이 생기니 ONE Thing으로 정하게 되었어요.
Q. 한자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이름에 대한 뜻을 안 물어볼 수 없네요^^
수컷 웅(雄)에 빛날 빈(彬)이거든요. ‘웅’이 힘쓰는 뜻도 있고요. ‘영웅’의 웅도 수컷 웅으로 써요. 그러니 뜻은 ‘빛나는 수컷’이네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다들 웃으시더라고요. 근데 빛나는 수컷이라는 뜻도 있지만 저는 빛을 주는 수컷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름 뜻을 생각할 때는 ‘저 스스로도 빛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빛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역시 갖고 있습니다.
Q. 살면서 좋았던 나이가 있다면?
부모님께서 저와 제 여동생을 도시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저는 중학교까지, 동생은 초등학교까지만 부모님하고 함께 살았어요. 돌이켜보면 그 때가 참 좋았던 거 같아요. 매일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 먹고 함께 투닥거리던 동생이 있고 가르침을 주시던 아버지와 함께 했던 그때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Q. 365일 맑은 날이면 행복할 거 같은가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항상 사이클이라는 게 있다고 하잖아요. 인생은 롤러코스터이기 때문에 안 좋은 일이 있다고 너무 우울해 하지 말라고요. 그 말에 정말 공감을 하고요. 인생의 모토 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저는 잘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행복이라는 게 사람마다 정의하는 게 다르잖아요. 회사에서 일은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고, 외적으로 스스로를 지치게 않게 하기 위해, 하고 싶은 거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그런 의미에서 여자친구 만나는 것도 중요해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여자친구 만나면 에너지를 많이 얻거든요.
꽃보다 서른, 꽃보다 할배... 또 한 번의 사춘기가 찾아오는 의미를 트렌드에 적용해서 나온 TV 프로그램이잖아요? 서른 넘어가니까 생각이 많이 바뀌더라고요. 마치 30대의 사춘기가 온 것처럼요. 학생 수련회 가서 ‘인생의 중장기 계획을 세워라’ 하면 솔직히 이해 안 됐잖아요. 지금 행복하게 친구들이랑 축구하고 군것질하고 대학교 좋은데 가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확실히 작년까지도 비슷했는데... 서른하고도 한 살 지나니까 인생에는 플랜이 있어야 하고, 현재 앞만 보고 사는 것보다는 길게 보고 살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도 진행형인 거 같아요. 한창 꽃피워가는 인생의 진행형...
Q. 그러면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으면 하나요?
제가 가르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좋은 선생님으로 남고 싶어요. 학교 선생님은 아니지만 주변에 ‘인생 선배’, ‘조언이나 도움을 많이 주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네요. 제가 잘하는 게 있다면 재능 기부처럼 배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면서 여생을 보내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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