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로공항부
이용재 전무
국도 169km 실시설계 수행 현황
우리 회사는 ADB에서 발주한 티모르 레스테 국도 169km 실시설계 용역을 수주하여 수행하고 있다. 그 진행 상황을 설명해 보겠다.
티모르 레스테의 간선도로 역할을 하는 국도는 섬 모양을 따라 해안가를 일주하는 형태의 환상도로와 산악지에 위치한 부락을 통과하여 남북으로 연결하는 몇 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건화가 수행하고 있는 설계 과업은,
① 수도 딜리에서 123km 동측에 위치한 바우카우(Baucau)를 시발점으로 하여 동서 방향의 해안선을 따라 바우카우 ~ 라가(Laga) ~ 라우템(Lautem) ~ 콤(Com)까지의 79km 구간,
② 남북 방향의 라우템 ~ 로스팔로스(Los palos) 28km 구간,
③ 바우카우 ~ 베닐랄레(Venilale) ~ 비케케(Viqueque) 62km 구간을 포함하여 총 설계연장이 169km에 달한다.
이 나라의 국도는 대부분 인도네시아 강점기 때 건설된 도로로 도로 폭이 5~6m로 협소하고 유지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포장은 20% 이상이 파손되고 도로 곳곳이 패이고 유실되어 운전 중 조심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발생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다.
본 사업은 이러한 도로를 2차로 폭원 8m 이상을 확보하여 선형을 개량하고 교량이 없는 하천에 교량을 신설하여 국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실시설계를 수행하는 업무이며, 우리 회사에서는 이용재 전무, 조강연 전무, 유혁종이사, 송민 과장과 윤병구 과장이 설계에 참여하고 있다.
3경간 105m의 교량을 계획한 보라우아이 강 전경
난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해 가며...
티모르 레스테에는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강이 몇 개가 있는데, 일부 큰 하천은 예산 부족으로 교량을 건설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그래서 우기에 폭우로 하천 수위가 상승하면 도로 이용 차량과 주민들은 하천 좌우 안(岸)에서 수위가 낮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통과하기도 한다.
이 나라의 지형은 섬 중앙에 고도 2,000m 이상의 높은 산들이 위치해 있고 해안 쪽으로는 급경사를 이루는 산악지형이 대부분이라서 큰 하천도 비가 안 올 때는 건천인 경우가 많다. 반면에 우기에는 시간당 100mm 이상의 집중폭우로 인해 수위가 급격하게 올라가 많은 홍수 피해를 입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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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상록수 부대는 티모르 레스테의 독립 전후인 1999년 10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4년간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되어 치안 유지와 인도적인 대민 지원, 주요시설 경계 등을 성실히 수행하여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 2003년 3월 교량이 없는 하천인 오에쿠시(Oe-Cusse)의 에카트 강에서 파견부대에 비상용 발전기를 전달하기 위해 우중 작전 수행 중이던 부대원 5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였다. 오에쿠시 공원에는 그 분들의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가 건립되어 있다. |
설계 현장을 조사하면서 이 나라는 과거에 바다 속 지형이 융기되어 육지가 이루어진 증거를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토취장에서 많은 조개 껍질이 발견되고 기존 도로의 절취 사면에서는 두꺼운 산호층을 보기도 한다.
본 과업을 수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하천 홍수량 산정과 수리계산을 위한 자료가 없어 최종적으로 인근 나라인 호주 다윈(Darwin)의 자료를 사용하였고, 개발이 안 된 동남아의 여러 나라와 같이 토지지적과 개인별 재산권에 대한 자료와 정보가 없어 책정된 인력으로는 기간 내에 보상내용 정리에 어려움이 예측되므로 별도의 대책을 강구하였다.
또한 과업 착수시 설계현장 169km구간의 측량과 토질조사 예산이 작게 책정되어 걱정하였으나 우리나라와 달리 측량 과정이 단순하여 별도의 중심, 종·횡단 측량을 시행하지 않고 인건비가 저렴하여 예산 범위 내에서 수행하도록 계획을 세워 시행 중이다.
맺음말
작년 9월 26일 계약하여 1년의 설계기간으로 시작한 티모르 레스테의 ADB 도로설계는 벌써 9개월이 지나 이제 잔여기간이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처음에는 설계연장 169km(이는 서울 ~ 대전 거리!)에 달하는 도로설계를 어떻게 1년 만에 해낼 수 있겠나 하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다. 참여기술자들 대부분 해외 설계 경험도 부족한 상태였다. 그렇지만 오랜 기간 쌓아온 국내 설계 경험과 오래전 중동 열사의 사막에서 신화를 창조한 건설인 선배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우리는 한 발 한 발 목표지점을 향해 차질 없이 나아가고 있다.
한국(건화+동성)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티모르 레스테인으로 이루어진 다국적 설계팀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외사업 하나가 도로공항부의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사업이 마무리될 즈음에 우리의 또 다른 미래는 어느 곳에서 펼쳐지게 될까? 아프리카에서, 아니면 남미에서? 우리는 많은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난 뒤 어느 날, 건화가 'Global Top 100' 목표를 달성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날이 오기까지 건화 파이팅! 도로공항부 파이팅!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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