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원씽 "하루 8,000걸음 걷기" 실천 스토리]
[대담] 기획실 이용범 부사장
Q. 오늘은 ‘원씽의 전도사’라는 닉네임을 가지신 기획실 이용범 부사장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안녕하세요?
건화스토리 취재차 제가 이따금 인터뷰어 역할은 해왔지만 지금처럼 인터뷰이 입장에 서려니 좀 어색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네요.
Q. 이 부사장님은 올해 개인원씽을 “하루 8000걸음 걷기”로 정하고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원씽을 이렇게 정한 배경이 뭔가요?
그 히스토리를 설명하려면 얘기가 좀 길어지는데 괜찮겠죠? 사실은 제가 10여 년 전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 중환자실 신세를 졌어요. 아시죠? 심근경색...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서 괴사하는 병이지요. 저는 모래를 삼켜도 소화시킬 만큼 건강체였는데, 이런 병을 만나다니 너무 당혹스러웠어요.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세 방 심었습니다.
Q. 정말 큰일 날 뻔했네요. 발병 원인은 뭐라고 하던가요?
첫째는 담배, 둘째는 야식, 셋째는 스트레스라고 하더군요. 저는 한때 담배를 하루에 2~3갑 피운 적도 있을 정도로 골초였고 식습관도 불규칙했던데다 야식을 즐겨했고, 그러면서 자신의 건강까지 과신하며 살았으니... 이런 게 쌓이고 쌓여서 터져 나온 병이죠.
Q. 지금 이 부사장님은 그런 습관들로부터 멀어지셨겠어요. 담배 안 피우시죠?
스텐트 시술 끝내고 담당의사가 제게 준엄하게 한 마디 해주시더군요. “죽고 싶으면 담배 계속 피우세요” 이 말 듣고 담배 안 끊을 재간 있나요? 그까짓 담배하고 제 생명하고 바꾼다고 상상해보니 제가 참 미련하고 한심해 보이는 거예요. 제 의지력으로는 그토록 끊어지지 않았던 흡연 습관이 일거에 사라지더군요. 담배에 대한 이미지가 역겹게 느껴지면서, 스텐트를 시술한 그날이 바로 제가 담배와 영원히 결별한 날이 됐습니다.
Q. 이 부사장님의 경우를 보니까, 과거의 습관을 버리고 변화되려면 스스로 절박함을 강하게 느껴야 하는 것 같아요. 부사장님의 개인원씽도 그런 차원에서 선정된 주제였나요?
그렇습니다. 저는 시술 이후 줄곧 3~4개월에 한 번 담당의사를 만나 혈압․당뇨 수치 등을 점검하고 약을 처방받고 있습니다. 당뇨 수치는 당화혈색소로 체크하는데 2~3년 전부터 그 수치는 6.2에서 7.2 정도를 왔다갔다 했어요. 수치가 6 근방이면 정상이고 7을 넘으면 당뇨병 경계신호라고 하길래 별로 걱정 안하고 살았죠. 그런데요, 지난 3월초 정기검진 때 당화혈색소 수치가 갑자기 8.2로 솟아오른 거예요. 지난겨울 감기 걸릴까봐 몸사리고 운동을 안 했던 게 원인이었나 봐요.
결정적으로 제 마음을 처참하게(?) 만든 건, 검진 마치고 문밖으로 나올 때 담당의사가 곁에 있던 현장실습 레지던트에게 던진 말이었어요. “일반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자들은 말이야.....” 그 뒷말을 듣지는 못했지만 문맥상으로 능히 짐작할 수는 있었어요. 뭐 이런 말 아니었겠어요? “게을러서 운동도 잘 안 하고, 의사 말도 잘 안 듣고, 결국엔 합병증까지 이르게 되고...” 제 자존감에 마구마구 스크래치를 내는 말이었어요.
자존감이 또 한 번 상처를 입은 건 약국에서의 일이었어요. 처방전을 내밀었더니 약사가 약봉투를 건네주는데, 그전에는 못 봤던 당뇨약 한 박스가 얹혀있는 거예요. 담당의사는 이걸 내게 말도 안하고 그냥 처방했다는 거야 뭐야? 씩씩거리며 집에 돌아와 아내 앞에서 엄중히 선언했습니다. “나, 이 당뇨약 절대로 안 먹어! 대신에,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해서 당화혈색소를 내 손으로 잡아버릴 거야!”
Q. 아, 그래서 이 부사장님의 원씽이 “하루 8,000걸음 걷기”로 결정되신 거네요. 매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엔 담당의사를 속으로 욕도 하고 그랬는데요. 포지티브 마인드로 전환해 보니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참 현명하신 분인 것 같다고 생각되더군요. 이분은 저를 8년 이상 담당하셨거든요. 제 심리상태를 잘 활용하여 운동을 열심히 하는 길로 이끌어주신 것이다 생각하기로 했어요.
어쨌든 이번 개인원씽에 관한 한, 저는 최진상 사장님이 늘 강조하시는 왜(Why)가 확고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당화혈색소 수치를 내 손으로 끌어내려야 하니까요. ‘왜’가 확고하면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겠지요. 중도에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고요. 제가 이번 원씽을 시작할 때 감히 “나의 원씽 실천율 100%는 따논 당상”이라고 공언했던 이유를 아시겠죠?
Q. 실천율 100%를 미리 공표하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인데요. 대단한 결단이십니다. 꼼꼼히 기록한 통계자료를 가지고 오셨네요? 설명 좀 해주시겠습니까?
요즘은 핸드폰에 앱이 깔려 있어서 하루에 몇 걸음을 걸었는지 수치를 쭈욱 보여주니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 비교를 위해서, 제가 개인원씽을 시작하기 전 두 달간의 양상을 먼저 살펴보지요. 올해 1월초부터 3월 4일까지, 일평균 4,600~4,800걸음에 층계 4층을 오른 것으로 기록됐네요. 참 부실했죠? 총 63일 동안 8,000걸음 이상 걸은 횟수는 5번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빈약한 걷기 성적이니 당뇨 수치가 올라갈 수밖에요. 인과응보죠.
저는 “8,000걸음 걷기”를 원씽으로 채택하면서 나름의 계산방식을 세웠어요. 층계 오르기 효과가 아주 좋다는 동료(주하윤 과장)의 충고를 받아들여 “10층=1,000걸음”으로 환산해 주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8,500걸음을 걷고 20층(=2,000걸음)을 올랐다면 10,500걸음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지요. 이 수치는 제 원씽의 시발점인 3월 5일을 전후로 하여 확 달라집니다. 빈약했던 수치가 풍성해지기 시작한 거죠.
자평을 한다면, 시작의 분위기가 좋으니 습관으로 굳어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3월의 성적은 일평균 9,066걸음에 28층을 올라 합산 11,881걸음이었습니다. 3월 5일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저와의 약속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새로운 습관이 점점 제 몸에 체화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원씽 시작 前 (2019년 1월~2월)
Q. 자료를 살펴보니 합산 수치가 4월에는 13,162걸음, 5월에는 14,621걸음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고 현재까지도 좋은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 수준을 유지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요? 더욱이 층계를 일평균 30층 오르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일 텐데요.
저는 출퇴근시 자가용 이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지하철과 버스를 주로 이용합니다. 옮겨 탈 때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합니다. 계단 없이 에스컬레이터만 있는 곳에서는 앞사람들이 다들 올라가길 기다렸다가 후다닥 걸어서 올라가기도 하고요. 퇴근할 때는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지 않고 두 정거장을 걸어갑니다.
여기에 점심시간에 건물 계단을 4~5층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 집에 가서도 6층을 걸어 올라가는 것까지 합치면 걸음수가 꽤 나오지요. 저처럼 수도권에 거주하는 분들은 맘만 먹으면 하루에 8,000걸음 걷는 건 일도 아닙니다. 좀 더 걷고 싶을 땐 저녁식사 이후 동네 몇 바퀴 돌면 10,000걸음 이상 쑤욱 올라가지요. 그래도 이게 부족하다 싶거나 비라도 오는 날이면 집 안에서도 왔다갔다를 반복하곤 합니다.
요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면 심적인 부담이 없다는 겁니다. 길을 가다 계단을 만나면 “나를 위한 고마운 운동수단이네?”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힘도 나고요.
원씽 시작 後 (2019년 3월~6월)
Q.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하루하루 정해진 목표치를 채우려면 신경도 쓰이고 힘도 들지 않겠습니까?
“고통을 즐겨라”는 말이 있지만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즐길 게 없어서 고통을 즐깁니까? 그보다는, 힘든 가운데서도 ‘즐길 꺼리’를 찾으라는 말로 해석하는 게 옳을 듯해요.
저는 취미삼아 저희 아파트 공터 여러 곳에 화초들을 가꾸고 있어요. 꽃씨도 뿌리고 요즘엔 화초 삽목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따금 저녁때 물도 줘야 하고 이 녀석들이 잘 자라는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살펴보기도 합니다. 참 재미있는 일이고 나름 보람도 있는 일이예요. 이런 일을 하면서 부가적으로 누리는 유익함은, 제 원씽인 8,000걸음 걷기는 저절로 채워진다는 사실이지요.
원씽을 즐겁게 수행하기 위해 저는 종종 제 자신을 칭찬하기도 해요. 아침에 컴퓨터를 켜자마자 전날의 걷기 결과를 도표에 기록하면서 “그래, 잘 했다. 오늘도 또다시 해 보는 거야” 라며 스스로 격려합니다. 이런 성취감이 제겐 새로운 에너지의 근원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제게 보여주신 도표를 보니 그럴 만도 하겠구나 싶습니다. 8,000걸음 걷기의 실천 결과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네요.
지난 3월초부터 3개월 동안 원씽의 실천 결과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요. 초창기는 무게중심이 중하단에 있다가 5월에는 상단 쪽으로 대거 이동되었잖습니까? 좋게 말하면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 되죠. 다른 한편으로는 오버페이스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 될 수도 있고요. 앞으로는 큰 욕심 내지 않고 꾸준히만 할 생각입니다.
원씽의 기본 목적은 새로운 습관의 정착에 있다고 봅니다. 폭풍처럼 몰아쳐서 큰 성과를 거두는데 있지 않고, 하루하루가 누적되어 성과로 이어지는 게 중요합니다. “하루 최고기록은 몇 걸음인가?”보다는 “거르지 않고 매일 습관처럼 걸었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거죠.
월별 개인원씽 실천내역/실천율
Q. “원씽은 회사의 ‘공적인 운동’이므로 개인원씽의 경우에도 너무 ‘사적인 주제’를 선택하면 곤란하지 않을까?” 라는 의견도 일부 있는데요...
제 생각에는, 원씽 주제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절박함’에 있다고 봐요. “지금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이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주제를 선택하자는 겁니다. 절박함의 정도가 원씽의 추동력을 결정짓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회사원씽이나 부서원씽은 당연히 공적인 주제를 대상으로 합니다. 반면에 개인원씽은 공적․사적 구분이 모호한 주제들이 꽤 많습니다. 예를 들면 저같이 건강 관련 주제를 선택했을 경우, 이것이 사적 영역에만 해당되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열심히 걸어서 몸이 건강해지니 마음도 가뿐해지고 활력이 유지되는 것을 느낍니다. 결국 공적인 영역에도 좋은 효과를 주는 것이지요.
Q. 원씽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제 아내는 장난삼아 이렇게 얘기합니다. “예전에는 맨날 야근하는 워커홀릭(workaholic), 지금은 맨날 걷는 워커홀릭(walkaholic)” 사실 아내는 원씽운동을 잘 알고 이해해주고 있습니다. 한 번 결심하면 제대로 해보려고 노력하는 남편을 든든하게 여깁니다.
이는 저희 가정뿐만 아니라 다른 가정도 마찬가지겠지요. 자기계발에 시간투자를 하는 남편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부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가족의 미래를 위해 땀 흘리는 아빠를 보며 자식들이 어찌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겠습니까. 자식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운다고 합니다.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도 원씽을 착실하게 해봅시다” 라고 권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Q. 오늘 이 부사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저 역시 활력이 솟아오름을 느낍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영어 속담에 “A sound mind in a sound body”라는 말이 있죠. 몸 튼튼, 마음 튼튼,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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